웹사이트를 맡길 때, 내 이름으로 남겨야 하는 6가지

웹사이트를 맡길 때, 내 이름으로 남겨야 하는 6가지

웹사이트를 만드는 동안은 대부분 사이가 좋습니다. 문제는 헤어질 때 생깁니다. 제작사를 바꾸거나, 담당자가 퇴사하거나, 만들어 준 곳이 조용히 문을 닫는 순간 — 그제서야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 도메인,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죠?"

이 글은 그 질문을 몇 년 앞당겨서 해 두기 위한 글입니다. 웹사이트는 하나의 물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조각의 계정과 권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에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상관없이, 반드시 내 이름(우리 회사 계정)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섯 가지입니다. 대부분 오늘 5분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건 제작사를 못 믿어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파트너일수록 이 정리를 반깁니다.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을 미리 없애는 위생 관리에 가깝습니다.

① 도메인 — 등록자가 누구인가

가장 중요하고, 가장 자주 어긋나는 항목입니다. 도메인은 "결제한 사람"이 아니라 등록자(Registrant)로 기재된 사람의 것입니다. 제작비에 도메인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서 등록자가 자동으로 우리 회사가 되지는 않습니다.

확인 방법이 하나 애매합니다. 인터넷의 공개 조회(whois)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 때문에 등록자 정보가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도메인을 산 등록대행사 사이트에 우리 아이디로 직접 로그인해서 등록자 정보를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로그인할 아이디 자체가 없다면, 그 사실이 이미 답입니다.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두 가지를 알아두면 좋습니다. 첫째, 다른 등록대행사로 이전하려면 대개 인증코드(authorization code, EPP code라고도 부릅니다)와 도메인 잠금 해제가 필요합니다. 이 코드는 현재 등록자 계정에서만 발급됩니다. 둘째, .com 같은 국제도메인은 새로 등록한 직후나 등록자 정보를 바꾼 직후 60일 동안 이전이 잠기는 규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 오픈하니까 그때 넘겨주세요"가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시간 여유를 두고 정리하세요.

② DNS — 도메인은 내 것인데, 조종간은 어디에

도메인 등록자가 우리 회사여도, 실제로 "그 주소가 어느 서버를 가리킬지"를 정하는 DNS 설정이 제작사 계정 안에 있으면 실질적인 조종간은 그쪽에 있습니다. 도메인 관리 화면에서 네임서버가 어디로 지정되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등록대행사 기본값이 아니라 처음 보는 서비스 이름이 적혀 있다면, 그 서비스의 계정도 우리 것인지 물어보세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DNS는 도메인뿐 아니라 회사 이메일도 함께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사이트를 옮기다가 메일이 멈추는 사고는 대부분 여기서 납니다.

③ 배포·호스팅 계정 — 우리 계정 위에 있나, 남의 계정 안에 있나

구조가 두 가지입니다. (가) 우리 회사 계정을 만들고 제작사를 멤버로 초대해 작업하게 하는 구조. (나) 제작사 계정 안에 여러 고객사 사이트 중 하나로 우리 사이트가 얹혀 있는 구조.

(가)는 관계가 끝나면 멤버에서 빼기만 하면 끝납니다. (나)는 사이트를 통째로 옮겨야 하고, 그 과정에서 도메인 연결이 잠깐 끊기거나 설정값이 유실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판별법은 간단합니다. 호스팅 업체에서 우리 이메일로 온 가입 확인 메일이나 결제 영수증이 있는지 메일함을 검색해 보세요. 없다면 (나)입니다.

④ 소스코드 — 최소한 사본은 가지고 있기

사이트를 이루는 코드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그 저장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인하세요. 코드 저장소는 보통 조직(organization) 단위로 관리되는데, 그 조직이 제작사 소유라면 우리는 손님입니다.

이상적인 형태는 저장소가 우리 회사 조직에 있고 제작사가 협업자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사정상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오픈 시점의 전체 사본을 압축 파일로 받아 두세요. 코드를 읽을 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나중에 다른 개발자에게 "여기서 이어서 해 주세요"라고 건넬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대단히 큽니다.

같은 맥락에서 사이트가 쓰는 데이터베이스와 이미지 저장소, 그리고 각종 연동 키가 누구 계정에서 발급된 것인지도 함께 물어보면 좋습니다. 글과 사진처럼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것일수록, 잃어버렸을 때 돈으로 되사기 어렵습니다.

⑤ 분석 데이터 — 새로 만들면 과거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애널리틱스를 제작사 계정으로 만들어 뒀다가 나중에 "그럼 우리 계정으로 새로 만들죠"라고 하면, 그동안 쌓인 데이터는 새 곳으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몇 년치 방문 기록이 그대로 남의 계정에 남고, 우리는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에 쓰던 그 자리에 우리 구글 계정을 관리자로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맞습니다. 권한만 넘겨받으면 데이터는 그대로 있습니다.

검색 노출을 관리하는 서치 콘솔도 같이 챙기세요. 여기는 소유권 확인이라는 절차가 있는데, 우리 구글 계정으로 직접 소유권을 확인해 두면 나중에 제작사가 권한을 정리하더라도 우리 접근 권한은 그대로 남습니다.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면 광고 계정도 마찬가지입니다.

⑥ 콘텐츠와 라이선스 — 산 것과 빌린 것 구분하기

사이트에 들어간 사진과 글꼴은 생각보다 자주 "빌린 것"입니다. 유료 스톡 이미지 라이선스는 구매한 계정에 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제작사 계정으로 산 이미지를 우리가 계속 쓸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웹폰트도 도메인 단위나 트래픽 단위로 사용 범위가 정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작권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창작한 쪽에 생깁니다. 외주 제작물이라고 해서 "대금을 다 냈으니 저작권도 자동으로 우리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저작재산권을 어떻게 할지(양도할지, 사용을 허락할지, 어느 범위까지인지)를 적어 두는 편이 서로에게 좋습니다.

이 문단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금액이 크거나 사업의 핵심이 되는 계약이라면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계약 전이라면, 이 문장들을 넣으세요

거창한 법률 용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래 정도만 명시되어 있어도 대부분의 분쟁이 사라집니다.

  • 도메인의 등록자는 발주사 명의로 하고, 등록 계정은 발주사가 보유한다.
  • 호스팅·배포·데이터베이스 등 운영에 필요한 계정은 발주사 명의로 개설하고, 제작사는 작업을 위해 권한을 부여받는다.
  • 소스코드 및 산출물 일체를 오픈 시점과 계약 종료 시점에 발주사에 인도한다.
  • 분석·검색 도구의 소유자 권한은 발주사 계정에 부여한다.
  • 유상으로 구매한 이미지·글꼴의 라이선스 범위와 귀속을 명시한다.
  • 저작재산권의 귀속 또는 이용 범위를 명시한다.

이미 맡긴 상태라면, 오늘 5분 점검

지금 사이트가 잘 돌아가고 있다면 더 좋은 타이밍입니다. 아쉬울 게 없을 때 물어보는 것이 가장 편하니까요.

  • 도메인 등록대행사에 내 아이디로 로그인이 되는가.
  • 도메인 관리 화면의 네임서버가 어디를 가리키는가.
  • 호스팅·배포 서비스에서 온 메일이 내 메일함에 있는가.
  • 소스코드 사본을 받아 두었는가.
  • 애널리틱스와 서치 콘솔에 내 구글 계정으로 들어가지는가.
  • 유료 이미지·글꼴을 누구 계정으로 샀는가.

여섯 개 중 하나라도 "모르겠다"가 나오면, 그것부터 물어보시면 됩니다. 물어보는 것만으로 정리가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웹사이트는 오픈하는 날이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리고 시작한 것은 언젠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다음 사람이 다른 제작사일 수도 있고, 몇 년 뒤의 우리 회사 신입 담당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건 화려한 인수인계 문서가 아니라 로그인이 되는 계정 몇 개입니다. 그것만 우리 이름으로 남겨 두면, 사이트는 만든 사람이 떠나도 계속 우리 것으로 남습니다.

#웹사이트 제작#외주 계약#도메인#소유권#운영